EPS와 BPS를 알면 PER·PBR의 분모가 보인다
PER과 PBR이 싸다 비싸다를 가르는 지표라는 건 알아도, 정작 그 계산에 들어가는 EPS와 BPS가 뭔지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PER·PBR의 분모가 바로 EPS와 BPS다. 이 둘을 이해하면 왜 같은 주가라도 어떤 회사는 저평가고 어떤 회사는 고평가인지가 훨씬 명확하게 보인다.
EPS란: 주식 1주가 벌어들이는 순이익
EPS(Earnings Per Share, 주당순이익)는 회사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EPS = 당기순이익 ÷ 발행주식수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이고 발행주식수가 1,000만주라면, EPS는 100억원÷1,000만주=1,000원이다. 이 회사 주식 1주가 1년에 1,000원의 이익을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같은 순이익이라도 발행주식수가 많으면(즉 주식이 잘게 쪼개져 있으면) EPS는 낮아진다.
BPS란: 주식 1주에 해당하는 순자산
BPS(Book-value Per Share, 주당순자산가치)는 회사가 지금 당장 청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식 1주가 받아갈 수 있는 몫을 나타낸다.
BPS = 자본총계(순자산) ÷ 발행주식수
자본총계는 재무상태표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값, 즉 회사가 실제로 주주 몫으로 가진 순자산이다. 예를 들어 자본총계가 2,000억원이고 발행주식수가 1,000만주라면, BPS는 2,000억원÷1,000만주=20,000원이다.
PER·PBR과의 관계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EPS와 BPS를 분모로 삼아 현재 주가와 비교하는 지표다.
PER = 주가 ÷ EPS PBR = 주가 ÷ BPS
앞의 예에서 EPS가 1,000원인 회사의 주가가 15,000원이라면 PER은 15배(15,000÷1,000)다. “이 회사가 지금 버는 만큼의 이익을 15년 모아야 지금 주가만큼 된다”는 의미로 흔히 해석한다. BPS가 20,000원인 회사의 주가가 15,000원이라면 PBR은 0.75배(15,000÷20,000)로, 회사를 지금 청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순자산가치보다도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의: PER·PBR이 낮다고 무조건 저평가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익이나 자산의 질이 낮거나, 업종 자체가 저성장 산업이라 시장이 낮은 배수를 매기고 있는 경우도 많다. EPS·BPS는 어디까지나 계산의 재료일 뿐, 그 자체로 투자 판단의 결론이 되지는 않는다.
계산 예시로 정리하기
가상의 회사 두 곳을 비교해보자.
| 항목 | C사 | D사 |
|---|---|---|
| 당기순이익 | 200억원 | 200억원 |
| 자본총계 | 4,000억원 | 1,000억원 |
| 발행주식수 | 2,000만주 | 2,000만주 |
| EPS | 1,000원 | 1,000원 |
| BPS | 20,000원 | 5,000원 |
두 회사 모두 순이익과 발행주식수가 같아 EPS는 1,000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자본총계 차이 때문에 BPS는 C사가 20,000원, D사가 5,000원으로 4배 차이가 난다. 만약 두 회사 주가가 똑같이 15,000원이라면, PER은 둘 다 15배로 같지만 PBR은 C사가 0.75배, D사가 3.0배로 완전히 달라진다. 이익 창출력(EPS 기준)은 같아도, 그 이익을 뒷받침하는 순자산 규모가 다르면 밸류에이션 해석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다.
발행주식수는 왜 계속 바뀌나
EPS·BPS 계산의 분모인 발행주식수는 유상증자,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소각 등으로 바뀔 수 있다. 유상증자나 무상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같은 순이익·순자산이라도 EPS·BPS는 낮아지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반대로 EPS·BPS가 높아진다. 그래서 분기마다 EPS·BPS를 비교할 때는 발행주식수에 변동이 있었는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자주 묻는 질문
EPS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회사인가요?
EPS 자체는 절대적인 크기(원 단위)라 다른 회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발행주식수가 적은 회사는 순이익이 적어도 EPS가 높게 나올 수 있다. 그래서 EPS는 같은 회사의 과거 추이를 비교하거나, PER 계산의 재료로 쓸 때 더 의미가 있다.
BPS와 주가가 같으면 무슨 뜻인가요?
PBR이 1배라는 뜻이다. 시장이 그 회사를 장부상 순자산가치와 정확히 같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저평가도 고평가도 아닌 기준점으로 흔히 언급된다.
분기 EPS와 연간 EPS는 어떻게 다른가요?
분기 EPS는 해당 분기의 순이익만으로 계산하고, 연간 EPS는 4개 분기(또는 연간 사업보고서 기준 당기순이익)를 합산해서 계산한다. PER을 구할 때는 보통 최근 4개 분기 합산 EPS(TTM, Trailing Twelve Months)를 쓰거나, 다음 해 예상 실적을 반영한 예상 EPS를 쓰기도 한다.
적자 기업은 EPS·PER을 어떻게 보나요?
당기순손실이 나면 EPS는 마이너스(음수)가 되고, 이 경우 PER은 계산 자체가 의미를 잃는다(마이너스 PER은 보통 지표로 활용하지 않는다). 적자 기업을 평가할 때는 PER 대신 PBR이나 매출액 대비 지표(PSR) 등을 함께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